장면 — 3막 1장, 엿듣고 난 뒤 오만을 내려놓는 각성에서 시작해 4막 1장 '내가 남자라면' — 히어로가 모욕당한 뒤의 분노까지 잇는 구성 독백
연기 포인트 — 전반부의 부드러운 항복과 후반부의 타오르는 분노, 두 온도의 낙차가 핵심. 전환의 사이(포즈) 하나로 인물의 시간이 흘렀음을 보여줄 것
독백 전문
(혼자 남아) 귀가 이렇게 불타다니, 정말일까? 내가 그렇게나 오만하고 독설만 남은 여자로 손가락질을 받았단 말이야? 경멸이여, 잘 가라. 처녀의 자존심도 안녕. 그런 것들 뒤엔 아무 영광도 남지 않으니. 베네딕, 사랑하세요. 갚아 드릴게요. 이 길들지 않은 심장을 당신의 다정한 손에 길들이면서. (사이. 표정이 굳는다) …그런데 봐, 그 남자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제단 앞에서, 하객들 앞에서, 내 사촌 히어로에게 더러운 이름을 씌워 내던졌어. 그자가 천하의 악당이라는 게 이제 증명된 것 아니야? 내 혈육을 모욕하고, 조롱하고, 명예를 짓밟았어. 아, 내가 남자라면! 뭐? 손을 맞잡는 그 순간까지 고이 데려가 놓고, 만인 앞에서 대놓고 모함을, 거리낌 없는 악담을 퍼부어? 하느님, 제가 남자라면! 장터 한복판에서 그놈의 심장을 씹어 먹어 줄 텐데. (숨을 고르며) 하지만 남자다움은 다 녹아서 인사치레가 되고, 용맹은 아부가 됐지. 요즘 남자들은 혓바닥만 남았어. 거짓말 하나 그럴싸하게 늘어놓고는 헤라클레스 대접을 받는 세상. 소원만으로 남자가 될 수는 없으니 — 나는 여자로서, 슬퍼하다 죽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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