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 입시 자유연기 독백

피의 결혼 — 신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 1933년 스페인

여자비극약 75초1933년 스페인전문 공개 (저작권 만료)

장면 — 결혼식 날 옛 연인과 도망친 신부가 거스를 수 없었던 정념을 항변하는 장면.

연기 포인트 — 시적 언어에 실린 운명적 정념을 관념이 아닌 육체의 진실로 밀어붙여야 한다.

독백 전문

저를 죽이러 오셨어요? 그래요, 죽이세요. 하지만 손은 대지 마시고, 낫으로, 쇠갈고리로 죽이세요. 그리고 이것만은 아셔야 해요. 저는 깨끗해요. 미쳤을진 몰라도, 몸은 깨끗한 채로 왔어요. (사이) 제가 도망친 여자예요, 맞아요. 하지만 어머니라도 그러셨을 거예요. 저는 불에 덴 여자였어요. 안팎이 온통 데인 상처투성이인 여자요. 어머니의 아드님은 한 모금의 시원한 물이었어요. 그 물이 저한테 아이들을, 땅을, 건강한 살림을 약속했죠. 그런데 그 남자는... 어두운 강물이었어요. 부러진 가지가 떠내려오고 갈대가 서걱대는, 검은 강물이요. 저는 물가를 꿈꾸며 아드님 곁을 걸었어요. 그런데 그 강물이 저를 끌고 간 거예요. 영원히 끌고 갔을 거예요. 제가 백발이 되어 아드님의 아이들이 제 치맛자락을 붙들었어도요. 그건 그런 힘이었어요. 싫다고 해도 팔을 잡아채는, 몸이 통째로 딸려 가는 힘이었다고요. (사이) 보세요, 제 목을. 어머니 손으로 직접 확인하세요. 저는 순결해요. 어느 사내도 제 몸에 제 얼굴을 비춰 보지 못했어요. 그러니 죽이세요. 죽여 주세요. 다만 그 전에, 두 사람의 시신 곁에서 저도 함께 울게만 해 주세요.

이 작품은 저작권 보호기간이 만료된 퍼블릭 도메인입니다. 자유롭게 연습·공연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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