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자네 안색이 좋지 않아. 세상일을 너무 무겁게 붙들고 있는 거야. 걱정을 사서 하는 사람은, 산 것을 죄다 잃는 법이라네. 정말이지 자네, 몰라보게 변했어.
(사이)
나더러는 광대 역이나 하게 해 주게. 웃음과 유쾌함 속에서 늙어 주름지게 해 달란 말이야. 심장을 얼리는 한숨으로 애태우느니, 차라리 술로 간을 데우는 게 낫지. 몸속에 더운 피가 도는 사람이 왜 석고로 깎은 조상님 조각상처럼 앉아 있어야 하나? 멀쩡히 깨어 있으면서 왜 자는 사람 노릇을 하고, 짜증만 부리다 황달에 걸려야 하냐고.
(사이)
이보게 안토니오 — 자넬 아끼니까 하는 말인데 — 세상엔 이런 부류가 있어. 고인 연못에 뜬 허연 막처럼 얼굴에 막을 치고서, 일부러 입을 꾹 다물고 침묵을 지키는 자들. 지혜롭다, 근엄하다, 심오하다는 평판을 얻어 보겠다고 말이야. '나는 신탁을 말하는 사람이다. 내가 입을 열 때는 개도 짖지 마라' 하는 표정으로. 아, 안토니오. 나는 알지. 아무 말도 안 한 덕분에 지혜롭다는 소리를 듣는 자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지. 입을 여는 순간 듣는 사람들이 다 지옥에 갈 텐데 말이야. 제 형제를 바보라 부르게 될 테니까.
(사이)
그러니 우울을 미끼로 그런 헛된 평판이나 낚으려 들지 말게. 자, 자세한 얘긴 저녁 먹으면서 함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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