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 산사에서 자란 어린 스님 도념이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절을 떠나기로 결심하는 장면.
연기 포인트 — 아이다운 천진함과 어머니를 향한 사무치는 그리움이 충돌해야 마지막 하산이 설득력을 얻는다.
독백 전문
(산문 쪽을 돌아보며) 아저씨, 전 지금 산을 내려가요. 스님껜 아무 말씀 마세요. 그저 멀리, 아주 멀리 갔다고만 전해 주세요. (사이) 스님은 늘 그러셨어요. 네 어머니는 큰 죄를 지은 사람이라고. 그러니까 너는 여기 남아서 어머니 죄까지 벗겨 드려야 한다고. 그렇지만 아저씨,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의 죄를 제가 어떻게 빌어요? 전 우리 어머니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라요. 그저 관세음보살님처럼 곱겠거니, 눈썹은 저 초생달 같겠거니, 혼자 그렇게 그려 볼 뿐이에요. 불공드리러 오는 아주머니들 얼굴을 하나하나 뜯어봤어요. 혹시 우리 어머니가 아닐까, 우리 어머니도 저런 목소리일까 하고요. 어머닌 언젠가 꼭 한 번 절 보러 오신댔는데... 인젠 못 기다리겠어요. (사이) 스님은 절에서 나가면 지옥에 떨어진다고 하셨어요. 좋아요. 지옥에 떨어져도 좋아요. 꼭 한 번만, 어머니 얼굴을 보고, 어머니, 하고 불러 보고 싶어요. (바랑을 고쳐 메고 법당을 향해 합장한다) 부처님, 안녕히 계세요. 전 이 길로 어머니를 찾아가요. (눈발 속으로 천천히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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