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 입시 자유연기 독백

헛소동 — 베네딕

윌리엄 셰익스피어 · 1598 · 영국(엘리자베스 시대)

남자낭만희극약 90초1598 · 영국(엘리자베스 시대)전문 공개 (저작권 만료)

장면 — 2막 3장, 정원에서 친구들의 대화를 엿들은 베네딕이 '베아트리체가 나를 사랑한다'는 말을 곱씹으며 결혼 혐오자에서 사랑꾼으로 급선회하는 독백

연기 포인트 — 자기합리화의 속도감이 생명 — 논리가 무너지는 걸 본인만 모르는 진지함이 웃음을 만든다. 관객을 설득하려 들수록 우스워지는 구조를 즐길 것

독백 전문

(숨어 있던 자리에서 걸어 나오며) 속임수일 리가 없어. 다들 어찌나 진지하던지. 히어로한테 직접 들은 얘기라잖아. 그 아가씨를 다들 안쓰러워하던데… 베아트리체가, 나를, 사랑한다고? 그럼 갚아 줘야지. 사랑은 갚는 게 도리니까. 내 험담도 다 들었다. 내가 눈치채면 거만하게 굴 거라고 하고, 저쪽은 마음을 내보이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한다지. 결혼은 꿈에도 없었는데… 아니, 거만해 보이면 안 되지. 제 흉을 듣고 고칠 줄 아는 사람이 복 받은 사람이야. 그녀가 아름답다고들 하던데 — 사실이지, 내가 증인이다. 정숙하다는 것도 — 맞는 말, 반박 못 해. 똑똑하다는 것도 — 나를 사랑하는 것만 빼면 그렇지. 뭐, 그게 그녀의 지혜에 보탬은 안 되겠지만 어리석다는 증거도 못 돼. 나야말로 그녀한테 지독하게 빠져 줄 테니까! (사이) 하긴, 내가 그동안 결혼을 그렇게 씹어 댔으니 이제 낡은 농담 부스러기들이 내 머리 위로 쏟아지겠지. 하지만 입맛이란 변하는 법 아닌가? 젊어서 좋아하던 고기도 늙으면 못 먹는 수가 있어. 고작 그런 놀림이, 그런 종이 대포알이 사나이 가는 길을 막아? 어림없지. 세상엔 사람이 계속 태어나야 하니까! 내가 총각으로 죽겠다고 했을 땐, 장가들 때까지 살 줄 몰랐던 것뿐이야. (다가오는 베아트리체를 발견하고) 저기 베아트리체가 온다. 오늘 보니… 미인이군. 어쩐지, 사랑의 기미가 좀 보이는 것도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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