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포인트 — 억눌린 분노가 망령들의 목소리 재현을 거쳐 통렬한 야유로 폭발, 반복 질문의 리듬 설계
독백 전문
그렇지만, 그렇지만 연대장님, 제 생각이 옳을 겁니다. 책임이란 한갓 낱말에 그치는 것이 아니며, 이 어두운 지구의 살갗을 밝고 따뜻한 인간의 살갗으로 변하게 하는 화학 공식도 아닙니다. 인간이 하나의 공허한 관념어에 의해 피살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도처에서 우린 책임으로 인해 죽어야 했던 것입니다. 사자(死者)들은 이제 말이 없습니다. 신(神)도 아무런 대답이 없습니다. 그러나 살아남은 자(者)들은 끝없는 물음을 던집니다. 매일 밤 그들은 질문하여 온단 말입니다, 연대장님. 밤마다 잠자리에 들면 그들은 어느 새 와서 묻는 것입니다. 미망인이, 한없는 슬픔에 잠긴 미망인들이 말입니다, 연대장님. 백발의 할멈이 갈퀴 같은 손을 떨며, 젊은 미망인은 외로움에 지친 눈으로, 그리고 어린애들, 어린애들까지 말입니다, 연대장님. 그들은 어둠 속에서 중얼거리듯 이렇게 묻는 것이었습니다. "벡크만 하사, 우리 아빤 어디 있어요?" "벡크만 하사님, 저의 남편들은 어디 있지요?" "벡크만 하사, 내 아들은 어디 있는 거요?" "벡크만 하사, 우리 형님은 어디 계신 겁니까?" "벡크만 하사님, 저의 약혼잔 어디 있어요?" "벡크만 하사님, 어디 있어요?" "어디 있어요?" "어디 있는 거요?" --- 이렇게 밤이 샐 때까지 그들은 중얼거리듯 묻는 것이었죠. 부인은 11명이었습니다. 제게 나타난 부인은 11명이었다는 말입니다, 연대장님. 그런데 연대장님, 당신은 몇 명이나 됩니까? 1천 명? 2천 명? 잠이 잘 오세요? 그러면 연대장님, 당신의 그 2천 명에다 저의 11명에 대한 책임쯤 첨가시켜도 괜찮겠군요. 연대장님, 그래 잠을 이룰 수가 있으세요? 밤이면 몰려드는 2천 명의 망령들을 못 보셨어요? 그래 연대장님, 매일 밤 잠이 잘 오세요? 그래요? 당신은 그런 것쯤 아무것도 아니신 모양이군요. 그렇다면 저도 이젠 편안히 잠잘 수 있어요. 당신이 그것을, 책임을 기꺼이 돌려받겠다면 말예요. 영혼의 안식, 그것뿐입니다. 하나님이여! 이젠 편히 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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