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고… 자넨 내 지갑 끈을 자네 것처럼 쥐고 있었으면서,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니 너무하지 않은가.
(사이)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이렇게 홀딱 반해 버린 게 부끄러운 일인 줄은 나도 알아. 하지만 그걸 고칠 재간이 내겐 없단 말일세.
(사이)
난 당장 물에 빠져 죽어 버릴 걸세. 사는 게 고문일 때 계속 살아 있는 건 어리석은 짓이야. 죽음이 우리의 의사라면, 처방전은 죽으라는 것뿐이지.
뭐? 미덕? 의지?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데스데모나는 오셀로의 사람이 되었네. 내일이면 그 무어인과 함께 배를 타고 떠난다지 않나. 난 그녀 없이는 못 살아. 그런데 그녀는 — 내가 이 세상에 있는 줄도 몰라. 창가에서 노래를 시키고, 편지를 넣고, 선물을 보내고… 그동안 그녀의 마음을 사겠다고 쏟아부은 돈이 얼마인지 아나? 내 재산이 사랑이라는 밑 빠진 독으로 줄줄 새고 있단 말일세. 아버지한테는 의절까지 당할 뻔했고.
(사이)
…자네 말대로 하지. 그래, '지갑에 돈을 채워라' 이 말이지? 좋아. 땅을 팔겠네. 가진 땅을 몽땅 팔아서라도 따라가겠어. 사랑의 결실도 못 얻을 바에야 재산 따위가 무슨 소용인가. 물에 빠져 죽느니, 그녀를 얻으려다 교수형을 당하는 편이 낫지.
(사이)
이아고, 날 실망시키지 말게. 아침 일찍 자네 숙소로 감세. 잘 가게. …물에 빠져 죽겠다는 생각은, 접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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