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 딸들에게 버림받은 노왕이 폭풍우 한가운데서 하늘을 향해 파괴를 명령하며 포효하는 장면.
연기 포인트 — 대자연을 상대역 삼는 우주적 스케일과 초라한 자기인식 사이의 톤 변화를 오가야 한다.
독백 전문
불어라, 바람아, 네 뺨이 터지도록! 미쳐 날뛰어라! 불어라! 폭포수야, 태풍아, 물을 뿜어라, 첨탑이 잠기고 꼭대기 풍향계가 물에 빠질 때까지! 생각보다 빠른 유황불아, 참나무를 쪼개는 벼락의 선봉장아, 내 흰 머리를 그슬려라! 그리고 너, 만물을 뒤흔드는 천둥아, 이 두껍고 둥근 세상을 납작하게 쳐부숴라! 자연의 거푸집을 깨뜨리고, 배은망덕한 인간을 만들어 내는 씨앗이란 씨앗은 단번에 다 쏟아 없애 버려라!
(사이)
실컷 우르릉거려라! 불을 뿜어라! 비를 퍼부어라! 비도, 바람도, 천둥도, 번개도 내 딸은 아니다. 너희 하늘의 원소들을 박정하다 탓하진 않겠다. 너희에게 왕국을 준 적도, 자식이라 부른 적도 없으니. 너희는 내게 빚진 게 없다. 그러니 그 끔찍한 놀음을 마음껏 퍼부어라. 나 여기 서 있다, 너희의 노예로. 가난하고, 병들고, 쇠약하고, 멸시당한 늙은이가.
하지만 그래도 너희를 비굴한 앞잡이라 부르겠다. 하늘의 군대씩이나 되어서, 못된 두 딸과 한편이 되어, 이렇게 늙고 흰 머리 위에 진을 치다니. 아! 아! 치사하구나!
(사이)
아니다. 나는 인내의 표본이 되겠다.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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